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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끝

2020/05/24 일어나자마자 어제 읽다 잠든 책부터 잡고 봤다. 제목은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으로 삼촌이 사 주신 책인데 표지가 정말 귀여운 데다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라 너무 마음에 든다. 책 내용도 단순히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면에서 생각할 거리들을 자꾸 던져주어서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가 밥을 차리는 사람들의 수고를 상기시켜준 부분이다. 작가는 바쁘다는 이유로 외할머니 혹은 어머니께서 차려놓으신 아침밥을 먹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자취를 하다 보니 아침밥이 그저 뚝딱하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정성과 수고가 들어가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나 또한 더 자고 싶다는 이유로 혹은 별로 입맛이 없다.. 더보기
2020/05/23 주말을 맞아 기숙사에 있는 오빠를 제외한 가족들과 함께 삼천포로 향했다! 저번에 삼천포에서 회를 떠서 집에 와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아예 삼천포에서 밥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오늘도 어시장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삼천포 어시장을 가면 항상 '거창 횟집'이라는 곳에서 회를 산다. 송어 한 마리와 우럭 1kg을 고른 후 어시장 근처의 식당으로 갔다. 일단 어시장에서 회를 사야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식당에서 조금 기다리니 '거창 횟집' 주인님께서 회를 떠서 직접 가져다주셨다. 송어와 광어 중에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은 송어였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광어가 조금 더 쫄깃쫄깃했다. 결론적으론 둘 다 맛있었지만 가장 맛있.. 더보기
2020/05/22 오늘 진로 시간에는 진로 특강 차원으로 선생님께서 올려 주신 강연들 중에서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게 원하는 것을 골라서 들으면 되는 수업이었다. 정말 다양한 강연들이 올라와 있었는데 심지어 방탄소년단과 갓세븐의 강연도 있었다. 무슨 강연을 볼까 고민하던 중 고정욱 작가님의 이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왠지 어디서 들어본 듯 친숙한 이름과 작가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링크를 클릭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의 저자가 고정욱 작가님이셨다. 강연은 고정욱 작가님께서 어렸을 적 부터 소아마비를 가진 채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작가로서 성공하여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자신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사람들이 차별.. 더보기
2020/05/21 오늘은 영어 수업 시간에 5명씩 조를 이뤄 모둠 과제를 했다. 교과서 본문을 읽고 해석한 내용을 서로서로에게 설명해준 뒤 학습지를 해결해야 하는 수업이었다. 카카오톡의 그룹콜 기능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토의를 진행했다. 모둠원 중 한 아이가 사랑니를 뽑으러 가는 바람에 좀 늦은 4시 30분쯤 토의가 시작되었다. 과제 제출 시간은 내일까지라서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대화를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다. 그런데 사실 모둠원 중 한 아이의 얼굴을 모른다는 건 비밀이다. 목소리는 귀에 익은데 얼굴과 이름을 아직 매치시키지 못했다. 그래도 모둠 수업은 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얼굴은 모르는 그 아이가 조장이어서 학습지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모둠 중 한 사람만 대표로 학습지를 제출하면.. 더보기
2020/05/20 이번 문학 시간에는 황동규 시인의 를 배웠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편지로 사랑의 영원을 맹세하곤 하는데 이 시의 화자는 오히려 자신의 사랑이 언젠가 끝날 거라 말한다. 이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내가 편지를 받는 입장이라면 조금 서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속 뜻을 보니 실은 사랑은 자연현상과 같아서 언젠가 끝나도 또다시 반복될 거라는 의미를 담은 반어적 표현이었다.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는 내용인데도 문학적 표현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놀라웠다. 요즘 사랑에 관한 시를 자주 읽다 보니 가족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난 정말 사랑을 글로 배우는 것 같다. 아! 글과 함께 노래도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다. 사실 사랑뿐만이 아니라 내.. 더보기
2020/05/19 오늘도 오전에 실시간으로 정치와 법 수업을 들었다. 저번 주에는 거의 2시간 동안 수업을 했는데 오늘은 3학년들이 기숙사에 입소하는 날이라 선생님께서 준비하셔야 할 게 많으셔서 한 시간 정도만 하고 마쳤다. 오늘 수업 시간에는 프랑스의 이원집정부제와 우리나라의 의원 내각제적 요소를 가미한 대통령제에 대해 다뤘다. 이원집정부제 내에서는 동거정부가 구성되면 정국이 상당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음에도 프랑스가 이러한 정부 형태를 선택한 이유가 행정부 내에서도 견제가 이루어져 독재를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이면서 국무총리가 존재하는 등 의원 내각제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부와 입법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효율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 더보기
2020/05/18 다시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이번 주가 아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마지막 주가 될 듯하다. 고3인 오빠는 이번 주에 개학을 한다. 등교 개학을 하면 오빠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우리 집에는 한 명의 자리가 비게 된다. 작년에는 오빠를 집에서 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의 특수성 때문에 오빠가 집에 있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오빠가 학교를 가게 되면 굉장히 허전할 것 같다. 어짜피 일주일 뒤면 학교에서 다시 보게 될 테지만 말이다. 민음사로부터 북클럽 웰컴키트가 도착했다. 이틀전에 북클럽에 가입해서 오늘 택배가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마치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웰컴키트에는 내가 고른 책 5권과 북 스탠드 케이스, 북파우치, 엽서책이 들어있.. 더보기
2020/05/17 아침 10시에 빨리 어머니와 함께 헬스장을 다녀온 후 오빠를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함께 절로 향했다. 지리산 부근에 있는 절이었는데 아쉽게도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절은 산 중턱에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게 되어있었다.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절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상쾌한 공기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산 속이라 그런지 공기가 무척 맑았다.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작은 규모의 절이라 손님은 거의 우리 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따라 들어가 부처님 앞에서 절을 했다. 어머니께서 이 절에선 한 가지 소원만 빌어야 한다고 하셔서 나는 마음속으로 '꼭 작가가 되게 해 주세요'를 계속 되뇌었다. 절을 드리고 난 뒤에는 등을 달기 위해 방에 들어가 한 보살.. 더보기
2020/05/15 오늘 진로 수업 시간에 온라인 수업 최초로 모둠 활동을 했다. 온라인으로는 모둠활동을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로 선생님께서 그 편견을 완전히 깨 주셨다. 과제의 내용이 무엇이었냐면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빨대 때문에 바다거북이 같은 해양 생물들이 고통을 겪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빨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이유를 써보고, 친구들의 의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그 이유도 써보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의견을 주고 받는 활동을 하니 스스로에게 갇혀있던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역시 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소통이 중요한 것 같다. 출판하는 마음이라는 책을 다 읽었다. 출판계에 종사하는 1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 더보기
2020/05/14 목요일은 요즘 내가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날이다. 헬스장이 쉬는 날이라 이 날 만큼은 집에서 쉴 수 있다. 사실 이건 핑계고 가장 큰 이유는 저녁에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로드 투 킹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로드 투 킹덤에 푹 빠져있다. 출연진 중에서 더보이즈라는 그룹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하다가 고등학교 들어와서 정신없이 사느라 잠시 신경을 끄고 살았는데 이번에 로드 투 킹덤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까지 퍼포먼스가 좋은 그룹들을 좋아해 왔는데 더보이즈도 퍼포먼스에 특화된 그룹이라 더 마음이 가는 것 같다. 1화에서 보여준 90초 퍼포먼스도 되게 좋았는데 이번 1차 경연에서 보여준 무대는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한 멤버가 공중에서 다른 멤버 .. 더보기
2020/05/13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들으려는데 문득 어제 파란색 볼펜의 잉크가 다 떨어졌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나는 모든 필기를 파란색 볼펜으로 하기 때문에 이 아이의 잉크가 없다는 것은 곧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른 산발인 머리를 정리하고 5분 거리에 있는 문구점으로 향했다. 온라인 수업이긴 하지만 등교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 밖을 나가는 게 왠지 학교를 무단으로 탈출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짜릿함과 죄책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지만 목적이 정당하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문구점에 들어갔다. 원래는 파란색 잉크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공책도 부족했던 것 같아서 공책까지 골랐다. 공책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이 그려져있어 참 귀여웠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이 그려진 미니 인덱.. 더보기
2020/05/12 지금까지의 온라인 수업은 모두 선생님들이 올리신 영상물을 보고 과제를 하는 식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해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정치와 법 시간이라 실시간 수업을 하게 된 것이 한층 더 설레었다. 줌 회의에 참여하니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 오랜만이라 반갑고 신기했다. 그렇게 한참 친구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수업 화면만 뜨게 고정시키는 게 매너있는 행동이라 하셔서 뜨끔하며 선생님의 말씀대로 했다. 오늘 정치와 법 수업 시간에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의 정부형태를 배웠다. 실시간 수업이라 중간 중간에 멈춰가며 필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속도를 내어 필기를 했다. 그래서 더 긴장감있고 재밌었던 것 같다. 선생님께서도 우리가 내용을 잘 이해하고 .. 더보기
2020/05/11 개학이 또 다시 연기 되었다.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교육부에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다. 코 앞으로 다가왔던 개학이 다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를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개학이 더 연기될지 안될지 확신할 수 없는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확실히 안정될 때 까지 기다리는 쪽이 더 나은 것 같다. 거의 종식에 가까워진 시점이라 사람들이 방심한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반격을 시도하는 코로나가 새삼 더 무섭게 느껴진다. 그런데 대체 얼마나 경고를 해야 사람들의 자유롭고 싶은 욕구를 누를 수 있는 걸까. TV, 라디오, 뉴스 어디를 둘러봐도 모두 아직 위험하니 .. 더보기
2020/05/10 오늘은 어제보다 2시간 정도 이른 6시 50분쯤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전형태 선생님의 '문법 올인원' 강의를 들었다. 사실 어제 들으려 했었는데 너무 늦어서 그냥 잤더니 일어났을 때 기분이 왠지 찝찝했다. 그래서 곧바로 책상에 앉아 강의를 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든 것이다. 나는 국어 공부를 할 때 주로 문학이나 비문학만 공부해서 문법에는 약했다. 모의고사도 문법 지문이 오답률이 높았다. 문학 작품이나 독서 지문을 읽는 것은 괜찮은데 문법 지문만 보면 항상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문법 공부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뮤니티에서 다들 문법은 무조건 전형태 선생님이라기에 믿고 '문법 올인원'이라는 강의를 선택했다. 첫 강에 대한 소감은 역시 문법은 전형태 선생님이다. 한 강만 듣고.. 더보기
2020/05/09 주말이라 눈이 늦게 떠졌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벌써 9시였다. 아침으로 첵스초코를 두유에 타 먹었다. 나는 시리얼을 먹을 때 우유보다 두유에 타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두유의 고소함과 시리얼의 달달함이 만나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원래는 나도 항상 우유에 타 먹었었는데 한 번 두유에 타 먹고 나니 그 이후로는 시리얼을 먹을 때 우유에 손이 가지 않았다. 무조건 두유와 함께 먹는다. 4시 30분까지 인강을 듣다가 친구와 만나 헬스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2달 만에 처음으로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단 한 순간도 타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처럼 생긴 운동기구를 1시간 내도록 탔다. 다리는 러닝머신 탈 때 보다 더 자극이 되었다. 하지만 숨이 차지 않으니 왠지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찜찜한.. 더보기
2020/05/08 오늘은 어버이 날이자 사랑하는 어머니의 생신이다! 작년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느라 부모님 생신을 깜빡하고 못 챙겨드렸었는데 올해는 잊지 않고 챙겨드릴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다. 정말 오랜만에 어머니께 편지를 써 드렸다. 우선 올해 초에 부모님 속을 썩인 일이 있었는데 그 일에 대한 사과를 드리며 편지를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할 줄 알았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술술 써내려 갈 수 있었다. 작년과 올해 새로이 깨닳은 점들을 고백하고 앞으로의 다짐에 대해서도 썼다. 마지막은 사랑한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직접 말로 하려면 쑥쓰러워 하지 못하는 표현들을 솔직하게 전할 수 있다는 게 편지의 매력인 것 같다. 글의 매력이기도 하고. 다 쓴 편지를 직접 전달하자니 또 쑥쓰러워 화장대 앞에 슬쩍 놓아두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