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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끝

2020/05/07 오늘은 온라인 학교 수업이 처음으로 벅찼던 날이다. 평소에는 대략 3시 전후로 올라온 수업들을 다 듣고 내 공부를 시작하는데 오늘은 7시 넘어서 마지막 과제를 제출했다. 시간표엔 생명, 영어, 창의경영 이렇게 3과목이 들어있었다. 교과서를 읽어야 할 범위가 생각보다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다. 한 자 한 자 소리 내어 정독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아무리 그래도 7시를 넘긴 건 조금 심한 것 같다. 내 속도가 많이 느리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속도를 조금 더 올려야겠다. 아버지께서 케이크와 꽃을 사 오셨길래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일이 바로 어머니의 생신이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 생신을 오늘로 착각하시고 하루 미리 사 오신 것이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오늘 어머니 생신 파티를 하게 되었.. 더보기
2020/05/06 오늘 문학 시간에는 박목월의 '산도화'라는 시를 배웠다. 굉장히 짧지만 여운이 강렬하게 남는 시였다. 석산의 보랏빛 이미지에서 겨울과 봄 사이의 너무 차갑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은 신비로운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여백의 미를 줌으로써 독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나는 순수한 느낌의 시를 좋아해서 이 시도 꽤 마음에 들었다. 문학 시간에 매번 이렇게 시를 한 편씩 배워 나가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다음 시간에는 어떤 시를 가지고 오실지 혹시 이번엔 시가 아니라 다른 갈래의 작품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윤리와 사상 시간에는 어김없이 수능특강 인강을 들었다. 오늘은 드디어 유교에서 벗어나 불교에 대한 내용을 배웠다. 그런데 유교와 불교에서 하는 말들이 겹치는 .. 더보기
2020/05/05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지 않은지는 꽤 됐지만 그래도 아직 동심이 남아있어서 어린이날만 되면 설레는 마음이 되살아난다. 어린이날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수업도 당연히 없다. 덕분에 하루 종일 수학 문제집을 풀 수 있었다. 문제집의 난이도가 꽤 높아서 한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며칠 째 목표한 양만큼을 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지려 하는 찰나 이렇게 어려워서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며 푸는 것이 진짜 수학 공부라고 수학 선생님인 친구의 어머니께서 충고 해 주신 말씀이 기억나서 다시 안정을 되찾고 수학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주일 하고도 이틀 만에 친구와 재회하여 함께 헬스장에 갔다. 역시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사실은 매.. 더보기
2020/05/04 드디어 등교 개학 날짜가 발표되었다. 오빠는 5월 13일, 나는 5월 20일, 동생은 5월 27일에 등교를 한다. 딱 절묘하게 1주일 씩 차이가 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순차적으로 등교시키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연기될 것 같지는 않다. 지난 방학을 돌아보니 새삼 참 특별했던 방학이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겨울방학 때는 한 달 동안 인도를 다녀왔고, 봄방학 때는 본격적으로 인강을 듣기 시작하여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된 후로는 집으로 장소를 옮겨 공부를 했다. 매일 헬스장에 나가 체력도 키웠다. 난생 처음 온라인 개학이라는 것도 해보았다.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고 해야 할 일도 꾸준히 하면서 떨어졌던 자존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런 말 하기엔 조금 조.. 더보기
2020/05/03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촌 동생들의 귀여운 얼굴들이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아침을 먹고 TV도 좀 보고 폰으로 밀린 일기도 쓰고 하다 보니 금방 또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에그드랍 샌드위치의 명란 아보 번으로 먹었다. 거창에는 에그드랍이 없어서 할머니 댁이나 이모 댁에 놀러 갈 때 기회를 잘 잡아야 먹을 수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어머니께 어필한 덕에 그 결실로 에그드랍 샌드위치를 얻어낼 수 있었다. 거의 1년 만에 먹는 거라 정말 기대하며 먹었는데 그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맛이었다. 아보카도와 푹신한 계란의 조합이 너무 내 취향이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맛이라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 자칫 밍밍할 수 있는 조합에 명란 소스가 더해지면서 조화로운 맛이 났다. 정말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 더보기
2020/05/02 아침을 먹고 이것저것 준비를 한 다음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열심히 달린 결과 점심시간에 맞춰 할머니 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맛있는 할머니표 점심을 먹은 후 열심히 TV를 시청했다. 원래는 책을 읽으려고 크레마까지 챙겨 왔는데 동생이 옆에서 너무 즐겁게 TV를 시청하기에 유혹을 이겨내기가 어려웠다. 동생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런닝맨과 아는 형님이다. 워낙 좋아해서 TV금지령이 내려진 동생이 유일하게 본방사수를 허락받은 프로그램들이다. 하도 보고 또 봐서 어떤 회차는 나도 대사까지 기억할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도 내내 아는 형님과 런닝맨 재방송을 돌려봤다. 사실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수학 문제집을 챙겨 왔는데 에라 모르겠다. 공부는 집에 돌아가면 열심히 하고 오늘은 그냥 .. 더보기
2020/05/01 어머니께서 근무하시는 학교는 오늘 근로자의 날이라 쉬는데 우리 학교는 쉬지 않고 어김없이 출석 체크가 올라왔다. 오늘 수업 중 진로 시간에 DISC 성격검사를 했다. 나는 S가 제일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C였다. S는 안정형이고 C는 신중형이다. 내 성격은 굉장히 내향적이다. 그래서 성격 검사를 할 때마다 결과가 비슷하다. MBTI 성격 검사 결과도 INFP형이었다. 이런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걸까?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거라면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들끼리도 성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뭘까? 가끔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세상이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그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우리도.. 더보기
2020/04/30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라 구글 클래스룸에 매일 하던 출석 체크가 올라오지 않았다. 그런데 왠지 자꾸만 '출석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출석 체크는 하지 않았지만 대신 영어 보충수업이 올라왔다. 그래서 공휴일인데도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다행히 다른 과목들은 보충수업이 없었다. 공휴일이라 시간이 넉넉해서 오랜만에 부모님과 바깥나들이를 했다. 함양에 있는 '농월정'이라는 정자도 구경했다. 정자는 납작하고 넓은 바위 위에 지어져 있었다. 그런 바위들을 너럭바위라고 부른다고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셨다. 정자 주변으로 너럭바위들이 참 많았다. 너럭바위 위를 가로질러 농월정에 직접 닿을 수 있었다. 농월정 위에선 너럭바위들이 한눈에 들어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농월정'이라는 이름의 .. 더보기
2020/04/29 오늘은 문학과 윤리와 사상 수업이 있는 날이다. 문학 시간에는 백석의 라는 시로 수업을 했다. 이 시에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런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자기 성찰을 통해 운명을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현실을 극복하여 고결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화자가 등장한다. 시의 마지막행에서 화자가 자신이 고결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을 나열하면서 '프랑시스 쨈'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를 언급하는데 왠지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 것 같아 찾아보니 윤동주의 에도 등장한 시인들이었다. 윤동주가 백석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 본다. 이런 연결점을 찾아가며 시를 읽으니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것 같았다. 꼭 이스터에그를 찾는 듯한 느낌이다. 윤리와 사상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따로 수업을 하지 않으시고 EBS 수능.. 더보기
2020/04/28 화요일 1~3교시는 내가 좋아하는 정치와 법 시간이다. 오늘은 수업 시간에 법치주의와 우리나라의 헌법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나는 지금까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상반된 이념인 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였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이며 동시에 법에 의하여 통치되는 법치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왜 전에는 이 생각을 못했을까. 사실 난 법치주의가 독재와 관련있는 이념인 줄 알고 있었다. 아마 법이라는 단어에서 춘추전국시대의 법가 사상이 연상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기억에 남는 수업 내용은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원리 중 '평화 통일 지향'에 대한 것이다. 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만 헌법에 이러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요즘 통일을 .. 더보기
2020/04/27 여김 없이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온라인 일과를 끝내고 친구와 만나 헬스장에 가기 위해 4시 30분에 맞춰 서둘러 나갔다. 그런데 5분, 10분이 지나도 친구가 나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쳐 친구에게 연락을 해 보니 오늘도 못 간다는 연락이 왔다. 생각해보니 친구는 분명 못 간다고 예고를 했었는데 내가 그 사실을 까먹고 나올 리 없는 친구를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와 같이 헬스장에 갈 거라 기대하고 집을 나섰는데 막상 혼자 가게 되니 처음부터 혼자일 것을 예상했을 때 보다 훨씬 허전했다. 벌써 3일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친구와 대화하고 싶은 소재가 많은데. 얼른 친구와 다시 만나 헬스장에 같이 가고 싶다. 오늘 에서 다룬 책은 걸리버 여행기였다. 나는 걸리버 .. 더보기
2020/04/26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리얼로 밥을 먹고 어제 계획했던 대로 8시 30부터 모의고사를 쳤다. 1교시는 국어였다. 이번에 국어 인강을 들으면서 문장 읽는 연습을 꽤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니 긴장이 되어 잘 읽히지 않았다. 특히 경제 지문이 제일 어려웠다. 문학은 그래도 다 맞았는데 비문학, 문법, 화작문에서 골고루 오답이 나왔다. 앞으로의 국어 공부의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시험이었던 것 같다. 2교시는 수학이었다. 이번 방학 때 제일 열심히 한 과목이 수학이기 때문에 점수가 많이 오를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수학은 역시 만만한 과목이 아니었다. 혼자 공부할 땐 시간제한이 없어서 깊이 고민하며 문제를 풀 수 있었지만 모의고사는 시간제한을 두고 문제를 풀어야 하니 마음은 조급해지고 시간은 .. 더보기
2020/04/25 친구가 사정이 생겨서 당분간 헬스장을 못 가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혼자 헬스장에 갔다. 원래 늘 혼자 가던 헬스장인데 한동안 계속 친구와 함께 가다가 다시 혼자 가려니까 마음 한 켠이 허전했다. 러닝머신 타면서도 친구와의 대화가 없으니 시간이 정말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전에는 혼자인 게 딱히 아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친구가 개학을 해서 헬스를 그만두어도 과연 내가 지금처럼 꾸준히 헬스장을 다닐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변덕스럽고 나도 내가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재밌기도 한 것 같다. 국어 인강 하나를 끝냈다. 마지막 강의를 들을 때의 짜릿함과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로서 수학.. 더보기
2020/04/24 원래 오늘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모의고사 용지를 가지러 학교에 가야했는데 어짜피 나중에 헬스장 가러 외출할텐데 마침 헬스장이 학교 근처라 그 때 가면 되겠다 하고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그런데 먼저 갔던 오빠가 - 오빠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 내 것 까지 받아와줬다. 저번 9월 모의고사 때는 빈츠에다 응원의 메세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여서 나를 감동 시키더니 은근 동생을 잘 챙겨주는 것 같다. 덕분에 학교까지 고생해서 갈 필요가 없어졌다. 오늘은 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모의고사는 내일 치기로 했다. 4시 30분에 친구와 헬스장에 가려고 집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선생님께 4~5시 사이에 영어 단어 테스트를 봐야 한다는 문자가 왔다. 그래서 급하게 구글 클래스룸에 들어가 영단어 테스트를.. 더보기
2020/04/23 온라인 개학을 한 지 오늘로 딱 일주일 째다. 이제 좀 적응이 된 것 같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경험이 알려주는 바는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등교 개학만큼의 현장감은 없더라도 온라인 수업도 교육의 한 방식으로서 충분히 그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많은 선생님들이 등교 개학을 한 후에도 온라인을 활용한 활동들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하셨다. 이런 면에서 나는 이번 온라인 개학을 코로나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한정 짓기보다는 앞으로의 교육 환경 변화에 대비한 사전 훈련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보기엔 현 상황이 굉장히 낯설지만 오히려 등교라는 단어가 낯설어지고 온라인 재택수업이 주가 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예측해본다. 요새 스터디 플래너에 적어 놓은 계획들을 다 못 지키는.. 더보기
2020/04/22 어제 다노샵에서 택배를 받아서 현재 집에 브라운라이스소울이 18개 쌓여있다. 책상 서랍 제일 밑 칸에 소중히 보관해 놓았는데 보기만 해도 풍족해지는 것 같다. 아침부터 시리얼을 먹는 것은 부모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셔서 점심까지 기다렸다 먹어야 했다. 코코넛 맛을 먹었는데 달지 않고 고소하니 맛있었다. 코코넛 맛은 오늘로 2번째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처음 먹었을 때는 너무 밍밍해서 앞으로 코코넛 맛을 먹을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먹어보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달지 않아 오히려 더 좋았다. 입맛이 바뀐 탓일까. 사람의 취향은 항상 변하는 것 같다. 저녁에는 어머니께서 지인분께 새우를 1.5KG씩이나 받아오셔서 새우 파티가 열렸다. 새우를 회로도 먹고 삶아서도 먹었다. 나와 어머니는 회가 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