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의 끝

2020/06/05

  우리 학교에는 자매라는 제도가 있다. 학교 생활이 외롭지 않도록 1학년 2학년 3학년을 일 년 동안 한 쌍으로 묶어 서로 정서적 유대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작년에 이 자매 제도 덕분에 학교에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마음 한 켠에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이 바로 새로운 자매를 뽑는 날이었다. 작년 자매 언니와 헤어지는 건 너무 슬펐지만 자매가 아니어도 서로 응원해 주기로 해서 괜찮았다. 새로운 자매 언니는 어떤 분일까 기대되기도 하고 이젠 나도 선배로서 챙겨줘야 할 후배가 생긴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다.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 주고 싶은데 정작 나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미안하다. 3학년 자매 언니한테 물어보렴. 나는 정서적으로 충분히 지지해 줄 테니. 

  작년에는 1, 2, 3학년이 한꺼번에 모여 그 자리에서 바로 누가 자매인지 확인하는 식이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년별로 나누어서 뽑고 그 결과를 게시판에 붙여주었다. 그래서 작년보다는 긴장감과 쫄깃함이 덜 했다. 누가 자매 언니가 되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게시판을 확인하니, 이럴 수가 아직 한 마디도 해 보지 못한 언니와 자매가 되었다. 처음에는 조금 실망했는데 생각해보니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라 좋았다.

  새로운 자매 언니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엄청 잘한다는 소문을 여러 번 들었던 전설 속의 존재 같은 분이었다. 그런 분과 인연이 맺어졌다니 엄청난 행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공부에 관한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대가 된다. 자매 동생은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는 인스타로 이미 학교 내에서 유명한 것 같았다. 이름도 되게 독특해서 바로 기억에 남았다.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빨리 새로운 자매 언니, 동생과 함께 말도 놓고, 산책도 돌고, 외식도 하고 싶다!

'하루의 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06/27  (2) 2020.06.28
2020/06/08  (1) 2020.06.10
2020/06/04  (2) 2020.06.05
2020/06/03  (4) 2020.06.04
2020/06/02  (8)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