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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2020/07/01

  눈밑 떨림이 시작된 지 삼일째인데 아직도 도저히 증상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눈 밑이 떨리니까 눈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덕분에 잠이 더 잘 온다. 그래서 오늘 수업시간에 평소보다 많이 졸았다. 핑계가 아니라 정말 상관관계가 있는 게 분명하다. 생전 안 쓰던 근육이 자꾸 떨리는 데 에너지 소모가 더 심한 게 당연하 것 아닌가. 아무튼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오늘은 수요일이라서 8교시에 교양 수업을 했다. 교양 수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다. 왜냐하면 내가 선택한 <독서 서평 쓰기>라는 과목은 수업시간 내도록 책만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게 수업이라니, 정말 꿈에만 그리던 수업을 실제로 하고 있다! 수업 만족도는 아마 내가 제일 최상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오늘 수업 시간에 읽은 책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가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모아 펴낸 책인데 단순히 진료 기록만을 객관적으로 저술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신경학과 심리학에서 상실 상태에 비해 중요시하지 않았던 과잉 상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기도 하고 또 자신이 맡은 환자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글에 묻어 나와서 독자들마저도 환자 한 명 한 명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시험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책을 다 읽는데 꽤 오래 걸렸지만 절대 책이 잘 읽히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다.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설인 것 마냥 몰입감 있고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과학책이었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과학 분야로도 독서의 폭을 더 넓혀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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